“위대한 낙서전” 다녀온 후기

그래피티 작품으로 보는 거리 낙서에서 위대한 낙서라고 인정받기까지

길을 걷다보면 한번쯤 마주하게 되는 그래피티가 기괴하다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피티가 오랜 시간 사랑 받을 수 있던 이유를 ‘위대한 낙서전’을 통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1970년대 뉴욕 브롱스 빈민가에서 시작된 그래피티는 ‘거리 낙서’라고 불렸다.
80년대 힙합문화가 보편화되어 단순한 낙서의 개념을 떠나 에이즈 퇴치, 인종차별 반대, 반핵 등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이 넘쳐나면서 현대에 들어와 예술의 형태로 자리매김 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Obey Giant, Shepard Fairey, Nick Walker, JR, M.Chat, Zevs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이 위상을 떨칠 만큼 현대미술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위대한 낙서전은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이 네모난 캔버스 대신 전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그림을 그렸던 기록들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던 전시였다.
자신들의 그래피티 뒤에 숨겨진 그들만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피티를 통해 정치적, 사회적 현상과 실태를 적나라하게 꼬집기도 하고,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자유롭게 표현함으로써 그 시대의 배경이나 작가의 의도를 유추해보는 것도 이 전시의 묘미다.

“사람들에게 꿈을 꿀 수 있을 만한 것들을 주고, 곰곰이 생각해볼 만한 무엇인가를 제시하는 것이
바로 아티스트의 역할이다.” – Obey Giant

환경에 구애 받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표출하는 용기와 그 작품들을 통해 대중들에게
철학적인 질문을 내던질 수 있는 그들의 삶이 멋져 보였다.
아무런 제약 없이 그림 그리던 그들의 자유로움이 부러워 그래피티 아티스트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
자본주의 시스템에 저항하고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끼치는 예술가가 되겠노라 다짐했었다.
휩쓸려가는 것이 아닌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저항정신 발휘하겠다며 패기 넘치던
그때 그시절 생각에 웃음이 나기도 했다.


“그래피티는 함께 이 시대를 이야기하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고민하고,
우리 시대를 위로해주는, 우리 동시대를 기록하는 가장 대표적인 예술인 것이다.”
– 위대한 낙서전 中에서

그래피티에 대한 관심이 있다면 한번쯤 다녀와 볼만한 전시다.
길거리에서만 접하던 그래피티를 갤러리에서 친절한 내용 설명과 함께 더 깊이 탐구할 수 있는
즐거운 관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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