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의 파란만장 회사생활 기록부 – 제1화
신입 디자이너가 바라본 프레젠테이션 디자인의 세계
끝날 것 같지 않았던 취준생의 늪에서 벗어난 2018년 1월, 입사 합격 통보를 받았다.
청년 실업 100만 시대, 서울권 대학을 나와도 취업하기 어려운 이 시기에 취업이 되었다는 안도감,
졸업 후 서울에서 시작된 첫 직장, 익숙한 듯 하지만 생소한 프레젠테이션의 세계로 발을 들이며, 기대와 설렘으로 보낸 한달 이었다.
부모님, 친척, 친구들에게 취업 소식을 알렸을 때, 축하와 함께 되돌아온 질문은 ‘어떤 회사야?’ 였다.
‘정부기관이나 기업의 발표자료(제안서, 보고서 등)를 만드는 프레젠테이션 회사야.’ 라고 답하니 열의 아홉은
‘뭐? 프레젠테이션 만드는 회사? 그런 회사도 있어?’라는 반응이었다.
일반적으로 학교나 회사에서 발표할 때 많이 접하긴 하지만, 프레젠테이션 만드는 디자인 회사란 것이
그들에게는 무척 생소했을지도 모른다.
사실 나 또한 닥터조이를 알기 전에는 프레젠테이션만 전문적으로 만드는 회사가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었다.
가끔 지인들이 부탁하는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대신 만들어주며 파워포인트 안에서 기본 디자인을 최대한 활용해
“있어 보이게” 만들려고 어지간히 애쓰던 기억이 난다.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어냈다’ 는 만족감,
그리고 내가 만든 자료가 스크린을 통해 많은 사람들 앞에 보여졌을 때의 쾌감, ‘잘 만들었다!’란 한마디에
괜히 으쓱하며 얕게나마 그 맛을 알아버렸기에 닥터조이와 일하게 되는 것이 마냥 기뻤다.
첫 입사 후, 나에게 주어진 일은 닥터조이의 포트폴리오를 보고 프레젠테이션 디자인이란 어떤 것인지,
그리고 자사가 어떤 스타일을 추구하는지, 타사와 해외의 프레젠테이션 디자인 스타일은 어떤지 분석하는 것이었다.
분석을 시작하며 한해 동안 회사에서 배출해 내는 발표자료의 양에 크게 놀랐고, 지금까지 내가 해왔던 디자인과 다르게
전문성이 돋보이는 수백 개의 프로젝트를 보며 눈이 휘둥그레졌다.
애니메이션과 일러스트가 들어간 친근한 디자인부터 정부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깔끔한 디자인까지
다양한 디자인을 엿볼 수 있었다. 클라이언트에게 받은 자료와 기획안도 하나하나 열어보고,
방대한 자료들 중 핵심 내용만 뽑아 시각적 자료로 통일감 있게 디자인된 결과물을 보며 알 수 없는 희열감에 사로잡혔다.
자사 포트폴리오를 보는 내내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전혀 모르던 분야에 대해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조금 더 디테일한 작업을 위해 파워포인트 뿐만 아니라 포토샵을 이용해서 도형을 그리고 편집을 한다는 것이
포토샵을 이미지 편집 툴로만 썼던 나에겐 새롭게 다가왔다.
신기한 것 투성이인 이 세계에서 배울 것이 무궁무진하고 프레젠테이션 디자이너로서 성장해나갈 나의 미래가 기대된다.
아직 익숙하지 않은 포토샵 도형 툴을 익히며 거북이 손놀림으로 겨우 실무를 따라가고 있는 신입이지만,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프레젠테이션 디자인이 쓰이고 있으니, 언젠가 내가 만든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성공적으로 띄우겠노라는 다짐을 해본다.
말도 조리 있게 잘 하는 사람이 신뢰와 설득력을 얻듯 글과 그림이 잘 정리된 디자인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탁월하다고
인정받는 것이 아닐까? 프레젠테이션 디자인은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세계인 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