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baseball bat

타자가 방망이를 휘두르는 순간 어떤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투수와 포수 사이의 거리는 18.44m
투수가 던진 공이 포수의 글러브에 도달하는 시간 0.44초
타자가 공을 식별하는데 주어진 시간 0.19초
타자는 0.2초 남짓한 시간에 7cm 지름의 0.9kg짜리 배트를 휘둘러 150km/h의 속도로 날아오는 145g 정도의 공을 친다.
타자에게 다행스러운 것은 공은 약 2cm를 비행할 때마다 약 1.5km씩 속도가 줄어든다는 사실.
그러므로 홈 플레이트에 도달할 즈음에는 12~15km 정도 속도가 줄어든다.

136kg에 달하는 거구의 야구선수 이대호가 1kg에 육박하는 배트에 체중을 실어 후려치는 배트에 맞는다면…. 하여간 야구공도 힘든 삶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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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고의 활약을 보이고 있는 추추~트레인~
추신수도 국산 “하드 배트”를 사용한다.
우리나라 배트도 이제 “꽤” 괜찮은 수준에 올라서긴 했으나 여전히 수입 배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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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 은사의 이니셜을 새기고 자신의 사인을 넣었다.

추신수는 약 850~900g 사이의 가벼운 배트를 사용한다. MLB 투수의 상식을 넘어서는 강속구를 받아 치기 위해
최대한 공을 오래 볼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려면 스윙 스피드를 높여야 하고 당연히 배트무게는 감소시켜야 한다.
보통 슬러거들의 Sweet Spot 지름이 7cm를 약간 상회하는 정도인데 비해 추신수는 약 6.3cm로 주문한다고 한다.
그만큼 가벼워지겠지.. 하지만 임팩트의 정확성이 높아지면서 오히려 장타가 많이 나오고 있다.

Sweet Spot?
격심(擊心) = 배트 끝에서 17cm 전후 반발계수 = 0.8 이상
공이 맞았을 때 가장 멀리 뻗어나가는 무게 중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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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야구에서 배트의 제조방식은 선수마다 다르다. 이치로의 경우를 보면 길이 85cm, 무게는 정확히 900g을 사용한다.
보통의 배트는 배트 끝부분(헤드)이 가장 무겁지만 이치로는 헤드 바로 아랫부분 그러니까 Sweet Spot 부분이 더 무겁게 만든다고 한다. 아마도 타격 시 몸이 1루쪽으로 미리 기울어지는 그의 타격폼과 맞추기만 하면 살아나가는 그의 스피드를 고려한 컨택트용 배트 제조방식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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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로는 미즈노의 전담 배트마스터 “쿠보타 이소가츠”라는 사람에게만 자신의 배트를 맡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쿠보타 역시 이치로의 배트만을 만든다고 한다. 눈 여겨 볼 것은 이치로의 타격습성과 신체조건을 고려해 헤드, 스팟, 그립, 노브 등 배트의 전 부분을 맞춤무게로 제작한다는 점이다. 역시 스타는 대접이 다르다.
이치로는 한 해에 약 120자루의 배트를 사용한다.

부러진 배트는 쓰레기인가?

야구배트는 참 잘 부러진다. 일본에서만 한 해에 약 20만자루가 사용된다고 하는데 문제는 야구배트의 재료가 되는 단풍나무나 물푸레나무가 매우 비싼 나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부러진 배트는 그냥 쓰레기장으로 직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일본에서는 이것을 상품화하여 수익금을 숲을 가꾸는 기금으로 조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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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배트를 잘 다듬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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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만든다. 나무젓가락(와루바시). 이게 보통 2만원이 넘으니까…함부로 버릴 수는 없다.
각 팀의 로고를 넣어서 충분한 상품성도 갖췄고..부럽다..

구둣주걱. 신발 신을 때마다 느낌이 남다를 듯.

배트의 재료가 되는 나무는 단단하고 결이 고와서 도장의 재료로 안성맞춤이다.
좋아하는 팀의 마스코트까지 새겨져 있으니 이런 게 있으면 당장 인감도장을 새로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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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로 얼룩진 말년을 보냈지만 MLB 최고의 강타자 배리 본즈.. 스테로이드를 복용하지 않았어도 충분히 700홈런을 쳤을텐데 무척 아쉬운 인물이다. 프로야구에서 목재배트만을 허가하는 이유는 야구의 역사를 지켜가기 위해서이다.
즉, 과거의 영웅들이 만들어낸 기록을 현재에 와서도 최대한 동등하게 평가하기 위함이라고나 할까. 또 다른 이유는 안전성에 있다. 최신 기술로 만들어진 금속배트를 사용할 경우 총알같은 타구스피드는 수비수들의 생명을 위태롭게 할지도 모른다.

아무튼 미국에서는 여러 목재로 만든 나무배트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배리 본즈가 ‘단풍나무’를 사용하고 난 후부터 ‘단풍나무’는 MLB의 슬러거들의 인기수종이 되었다. 품질 좋은 ‘단풍나무’가 이웃한 캐나다에 많이 있어 구하기도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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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파동에 휩싸인 배리 본즈를 괴롭히는 필리스의 팬들~
“루스는 핫도그랑 맥주로 해냈어~. 애런은 타고난 품격으로 해냈고.. 넌 어떻게 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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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 did it with his BAT.

잘못은 햇지만, 그는 묵묵히 홈런으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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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이 쥐면 무기, 선수가 쥐면 장비, 배트걸이 쥐면 sexy~~~~

배트는 야구의 절반을 말해준다. 다양한 취향을 반영하고 물리학을 생각해야 하는 과학의 영역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에게 야구는 야구일 뿐이지.. 그 따뜻한 느낌 배트는 나에게 그런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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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터키주 루이빌의 슬러거 박물관

최고의 투수는 존경을 받고 최고의 타자는 사랑을 받는다.
MLB의 영원한 전설, 야구인이 사랑해 마지않는 베이브 루스의 배트를 모델로 삼아 우리에게 꿈과 희망을 말하고 있다.

김명진 Creative Dir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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