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정상의 좌석배치에 숨겨진 의미
2018년 6월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상 첫 만남이 있었습니다.
두 사람의 만남은 미국과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큰 이슈였습니다.
싱가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두 사람의 앉은 자리를 보며 의문이 들었습니다.
‘누가 더 중요한 자리에 앉은걸까?’
여러분도 이런 의문을 가져보신적 있으신가요?
정상 의전에 정통한 외교관에 따르면
정상회담이나 외교장관 회담에서 두 사람이 앉거나 걸을 때
그들의 정면을 보는 사람 입장에서 왼쪽이 ‘상석’이라고 합니다.
보통 회담을 개최하는 국가 측 인사가 오른쪽에 앉고,
손님을 왼쪽, 즉 상석에 앉게 하는 것이 외교 관례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장인 카펠라 호텔 복도를 이동할 때와 단독 회담을 할 때
김 위원장에게 ‘상석’을 내주고 자신은 오른쪽에 자리 잡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서로 상대에게 다가가서 악수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팔을 건드리는 등 ‘스킨십’을 할때도 예의에 어긋나 보이지 않게 노력했습니다.
서로 ‘대등한 관계’로 보이게 하려는 배려가 작용했다고 정부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관계자는
“오늘 화면으로 보면 미국이 회담을 호스트하는 모양새를 취함으로써 북한을 배려하는 듯했다”고 말했다.
제3국에서 개최하는 회담의 경우 일반적으로 회담을 하자고 한 쪽이 ‘호스트’로서
회담장 확보 등의 준비를 하는 것이 보통인데 그런 사항과 관계없이
미국이 호스트를 맡는 쪽으로 의전 컨셉을 잡은 것 같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2019년 2월 27일(현지시간) 오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8개월 만에 재회했습니다.
회담장에는 ‘HANOI 하노이/회담 SUMMIT’이라고 적힌 정상회담 플랜카드가 부착됐습니다.
회담장 국기도 성조기와 인공기 순서로 각각 6개씩 번갈아 게양됐습니다.
싱가포르 회담 때와 동일한 숫자와 순서로 양국 국기를 걸었습니다.
지난해 회담 당시 양 정상이 처음 마주했을 때
김 위원장이 왼쪽, 트럼프 대통령이 오른쪽에 섰지만
이번에는 인사 때와 환담 자리에 앉았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왼쪽, 김 위원장이 오른쪽이었습니다.
1차 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 상석을 양보했다면,
이번에는 북한이 호스트를 맡는 형식을 보여줌으로써 1·2차 정상회담의 균형을 맞췄습니다.
두 정상의 만남뿐 아니라 세계 정상들이 한 자리에 모일 때 좌석 배치도 더욱 중요한 사안입니다.
2010년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에
각 국 정상 33명의 좌석 배치도 또한 ‘누구 옆에 누가 앉느냐’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각 나라별 자리 배치는 각국 정상들에 대한 예우와 국제관계까지 반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테이블 좌석은 통상 의장국이 정중앙에 앉고,
의전 서열 순서에 따라 좌우로 번갈아 가며 한 명씩 메우게 됩니다.
의전 서열에 따른 원칙은
국가원수 그룹, 정부수반(총리) 그룹, 국제기구대표 그룹으로 나눠 자리를 배치하는 것입니다.
정상들의 취임 순서가 가장 빠른 정상일수록 높은 서열을 차지하고
취임일이 같다면 연장자를 우선으로 합니다.
국제기구대표들은 유엔 사무총장을 우선 배치하고, 나머지 국제기구들은 기구 설립연도 순으로 매겨집니다.
다만 의사 진행의 효율성과 특별한 의전적 고려에 따라 의장국 재량으로 일부 조정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G20 회의 당시 오바마 대통령 옆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앉았는데
중국은 미국과의 긴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의장국인 캐나다의 재량권이 반영된 조치였습니다.
외교 관례에 대한 궁금증이 풀리셨나요?
앞으로 진행될 정상회담에서 어느 국가 정상이 ‘왼쪽’에 앉게 될지 예상해보며
뉴스나 기사를 보면 더욱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글 및 이미지 출처
https://www.msn.com/ko-kr/news/national/%E2%80%9C%ED%8A%B8%EB%9F%BC%ED%94%84-%EC%99%BC%EC%AA%BD-%EA%B9%80%EC%A0%95%EC%9D%80-%EC%98%A4%EB%A5%B8%EC%AA%BD%E2%80%9D%E2%80%A6%EB%92%A4%EB%B0%94%EB%80%90-%EC%9E%90%EB%A6%AC-%EC%9C%84%EC%B9%98-%EC%96%B4%EB%96%A4-%EC%9D%98%EB%AF%B8/ar-BBU9qGF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04304759